임상 성공확률은 바이오기업 가치평가에 어떻게 반영할까? PoS와 위험조정 가치의 이해
바이오기업의 파이프라인을 평가하다 보면 조금 이상한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두 회사가 똑같이 1조 원의 시장을 목표로 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기업의 신약은 이제 막 임상 1상에 들어갔습니다.
B기업의 신약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신약이 승인된 뒤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이 비슷하다고 가정한다면 두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비슷하다고 봐야 할까요?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A기업에는 아직 사람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지만 B기업은 이미 여러 개발단계를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약의 가치는 시장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시장에 실제로 도달할 가능성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임상 성공확률, Probability of Success입니다.
앞의 글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생각할 때 시장규모, 예상매출, 개발기간, 개발비용, 임상 성공 가능성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가운데 성공확률 하나를 떼어내서 실제 가치평가에 어떻게 연결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성공하면 1조 원이라는 말에는 빠져 있는 것이 있다
바이오기업 자료를 보다 보면 이런 표현을 자주 접합니다.
“목표시장은 수조 원 규모다.”
“글로벌 시장규모가 2030년에는 ○○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분명 중요한 정보입니다.
시장 자체가 너무 작다면 신약이 성공해도 상업적 가치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크다고 현재 파이프라인 가치도 자동으로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상의 신약 A가 승인되면 앞으로 5,000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단순하게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고 현재 그 신약의 가치를 그대로 5,000억 원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아직 임상 1상이라면 앞으로 임상 2상과 3상, 허가심사 등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반면 같은 5,000억 원의 잠재가치를 가진 신약이 이미 임상 3상까지 진행됐다면 남아 있는 불확실성의 구조가 다릅니다.
따라서 바이오기업의 파이프라인을 평가할 때는 최소한 두 숫자를 구분해야 합니다.
성공했을 때의 가치
그리고
그 성공에 도달할 가능성을 반영한 현재의 가치
입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초기 신약의 가치를 지나치게 크게 평가하기 쉽습니다.
임상단계가 올라갈수록 무엇이 달라지는가
신약개발 과정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는 과정이 아닙니다.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얻는 과정입니다.
FDA는 임상 1상을 사람에게 처음 시험약을 투여하면서 약물의 대사·약리작용, 용량 증가에 따른 부작용 등을 확인하는 단계로 설명합니다. 임상 2상에서는 특정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에 대한 초기 근거와 단기적인 위험을 평가하고, 임상 3상에서는 더 큰 환자군에서 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추가 정보를 확보합니다.
따라서 임상단계가 올라갔다는 것은 단순히 개발기간을 몇 년 보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동안 후보물질에 대한 여러 불확실성이 검증됐다는 의미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임상 1상을 통과했다면 적어도 초기 인간 대상 데이터가 축적됐습니다.
임상 2상을 통과했다면 목표 질환에서 치료효과에 관한 근거가 추가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상 3상에 진입했다면 그 이전 단계의 자료를 바탕으로 더 큰 규모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단계까지 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개발단계가 진행될수록 파이프라인 가치평가에서 적용하는 위험도 달라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매우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임상 3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FDA가 공개한 사례 가운데에는 긍정적이었던 임상 2상 결과가 이후 임상 3상에서 효능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확인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개발단계는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지만 성공 여부 자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임상 성공확률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여기에서 투자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임상 1상 성공률은 몇 %”
“임상 2상 성공률은 몇 %”
같은 표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숫자를 그대로 모든 바이오기업에 적용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임상 성공률이 분석기간과 데이터베이스, 치료영역, 약물의 특성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대규모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질환 유형, 임상단계, 바이오마커 여부 등을 나눠 성공률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결과가 제시돼 왔습니다.
실제 특정 기업의 사례도 산업 평균과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Pfizer가 공개한 연구에서는 2020년 기준 자사의 임상 2상 성공률이 52%였던 반면 비교된 산업 평균은 34%였습니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PoS는 자연법칙처럼 고정된 상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가
“임상 2상이니까 성공확률 30%”
라고 기계적으로 입력하는 것은 가치평가의 출발점으로 사용할 수는 있어도 정답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임상 성공확률을 기준값에서 시작해 해당 파이프라인의 특성을 확인하면서 조정해야 하는 변수로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Phase Transition Probability와 최종 승인확률은 다르다
성공확률 자료를 볼 때 또 하나 자주 혼동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확률
과
최종 승인까지 도달할 확률
입니다.
둘은 같은 숫자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자료에서 임상 2상에서 임상 3상으로 넘어갈 확률이 40%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것이
“현재 임상 2상인 약물이 최종 승인될 확률이 40%다.”
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임상 3상에 진입한 뒤에도 성공해야 하고, 이후 허가신청과 규제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임상 2상 → 3상 성공확률: 40%
임상 3상 → 허가신청 성공확률: 60%
허가신청 → 승인 성공확률: 90%
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현재 임상 2상 단계에서 최종 승인까지 도달하는 단순 누적확률은
40% × 60% × 90%
= 약 21.6%
가 됩니다.
여기에 사용한 숫자는 개념 설명을 위한 가상의 값입니다.
중요한 것은 21.6%라는 숫자가 아니라 확률이 단계별로 누적된다는 구조입니다.
바이오기업 가치평가 자료에서 어떤 성공률을 발견했다면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숫자가
Phase Transition Probability인지
아니면
Likelihood of Approval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 둘을 혼동하면 파이프라인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험조정 가치는 어떻게 생각하면 될까
가장 단순한 형태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신약 A가 성공했을 때 현재 기준으로 5,00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 분석을 통해 현재 단계에서 최종 승인까지 도달할 확률을 20%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개념적으로 아주 단순하게 위험만 반영하면
5,000억 원 × 20%
= 1,000억 원
입니다.
즉 성공했을 때의 5,000억 원을 현재 파이프라인 가치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 가능성을 반영해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위험조정 가치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단순화된 예입니다.
실제 가치평가에서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약이 성공하더라도 매출이 오늘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임상시험을 완료해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시장에 출시해야 하고,
경쟁약과 경쟁해야 하며,
특허기간 안에서 매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추가 개발비용도 들어갑니다.
따라서 실제 파이프라인 가치평가에서는 성공확률뿐 아니라 시간과 미래 현금흐름까지 함께 반영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후 rNPV로 연결되는 이유입니다.
같은 임상 2상이라도 성공확률을 똑같이 볼 수 없는 이유
여기에서 달빛의소리에서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A와 B라는 두 항암제가 모두 임상 2상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둘 다 단순히
“임상 2상 항암제”
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성공확률을 적용하면 될까요?
저라면 최소한 몇 가지를 더 확인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표적의 검증 수준입니다.
같은 표적을 겨냥한 기존 약물이 이미 사람에서 치료효과를 보여줬는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표적인지에 따라 불확실성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임상 1상 데이터입니다.
사람에서 충분한 약물노출이 확인됐는지, 목표한 생물학적 효과가 나타났는지, 안전성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세 번째는 임상 2상 설계입니다.
단일군 시험인지 무작위 대조시험인지, 환자 수는 얼마나 되는지, 주요 평가변수는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네 번째는 바이오마커와 환자선별 전략입니다.
특정 환자군에서 치료효과가 더 명확하게 나타날 근거가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경쟁약물입니다.
개발 중인 약 자체가 성공하더라도 경쟁약이 먼저 시장에 진입하거나 훨씬 좋은 데이터를 보여준다면 상업적 가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임상단계 → 기본 성공확률
에서 분석을 시작하되,
파이프라인의 실제 데이터 → 성공확률에 대한 추가 판단
으로 넘어가는 구조가 더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확률과 상업적 성공확률도 구분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임상시험이 성공하고 FDA 승인을 받는 것과 신약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가령 신약이 승인됐다고 하더라도
경쟁약보다 효과가 비슷하거나,
부작용이 더 많거나,
투여가 불편하거나,
가격경쟁력이 부족하거나,
보험급여 환경이 불리하다면
예상했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이프라인 가치평가에서는 적어도 두 종류의 불확실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발 위험(Development Risk)
신약이 임상과 규제과정을 통과해 승인될 수 있는가.
그리고
상업적 위험(Commercial Risk)
승인된 뒤 실제 시장에서 예상했던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이 둘을 한꺼번에
“이 약 성공할 것 같다.”
라는 표현으로 묶어버리면 중요한 차이를 놓치게 됩니다.
성공확률을 높게 잡으면 파이프라인 가치는 얼마나 달라질까
가상의 신약을 하나 만들어 보겠습니다.
성공했을 때 위험조정 전 파이프라인 가치가 8,000억 원이라고 단순 가정하겠습니다.
다른 조건은 모두 같다고 놓고 성공확률만 바꿔보겠습니다.
| 적용 성공확률 | 단순 위험조정 가치 |
|---|---|
| 10% | 800억 원 |
| 20% | 1,600억 원 |
| 30% | 2,400억 원 |
| 40% | 3,200억 원 |
| 50% | 4,000억 원 |
성공확률을 20%로 보느냐 40%로 보느냐에 따라 가치가 1,600억 원에서 3,200억 원으로 두 배가 됩니다.
이것이 바이오기업 가치평가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계산식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계산식에 어떤 가정을 넣느냐입니다.
시장점유율을 조금만 높여도 예상매출이 크게 변할 수 있고 성공확률을 조금만 높여도 위험조정 가치가 크게 변합니다.
그래서 정교해 보이는 엑셀 모델이라고 반드시 정확한 가치평가인 것은 아닙니다.
입력한 가정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면 결과도 낙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성공확률을 하나만 넣지 않는 편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바이오기업을 분석할 때 하나의 성공확률을 정답처럼 입력하면 그 숫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임상 2상 파이프라인에 성공확률 30%를 적용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계산 결과는 매우 정교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30%라는 가정 자체가 가장 큰 불확실성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라면 오히려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는 방법이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보수적 시나리오: 15%
기준 시나리오: 30%
낙관적 시나리오: 45%
처럼 가정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경우에 파이프라인 가치와 기업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합니다.
이것은 30%가 맞는지 틀리는지를 맞히기 위한 방법이 아닙니다.
내 투자 판단이 어떤 가정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만약 성공확률을 조금만 낮춰도 파이프라인 가치가 현재 기업가치보다 크게 낮아진다면 현재 주가는 상당히 낙관적인 가정을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당히 보수적인 가정을 사용해도 현재 EV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타난다면 왜 그런 차이가 존재하는지 추가 분석할 이유가 생깁니다.
여기서 앞에서 공부했던 EV가 다시 등장합니다.
PoS와 EV를 연결하면 시장의 기대를 거꾸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앞선 글에서 바이오기업을 단순 시가총액만으로 보는 것보다 현금과 부채 등을 고려한 EV를 함께 보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제 EV와 파이프라인 가치를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가상의 A바이오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EV가 2,000억 원입니다.
그리고 핵심 파이프라인이 성공했을 때의 위험조정 전 가치가 1조 원이라고 매우 단순하게 가정해 보겠습니다.
다른 자산과 부채, 개발비용 등의 영향을 모두 무시하는 단순 모델에서는
2,000억 ÷ 1조
= 20%
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이를 곧바로
“시장이 승인확률을 20%로 평가하고 있다.”
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EV에는 다른 파이프라인, 플랫폼 가치, 미래 개발비, 자금조달 위험, 경쟁위험 등 여러 요소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역산은 흥미로운 질문을 만들어 줍니다.
현재 기업가치가 성립하려면 시장은 핵심 파이프라인에 어느 정도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이 회사가 싸다.”
“이 회사가 비싸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입니다.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 성공확률 가정도 바뀌어야 한다
파이프라인 가치평가는 한 번 계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정보가 나올 때마다 가정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됐다고 하겠습니다.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했고,
효과크기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어 보이며,
안전성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FDA와 후기 임상 설계에 관한 협의가 진행됐다면
이전보다 일부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판단할 근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했지만 효과크기가 작거나,
중요한 하위그룹에서 결과가 일관되지 않거나,
예상하지 못한 안전성 신호가 발견되거나,
후속 임상 설계가 크게 변경된다면
단순히
“2상 성공”
이라는 제목 하나만 보고 성공확률을 크게 올리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결국 PoS를 조정하려면 임상 데이터 자체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공부해야 할
p-value,
신뢰구간,
효과크기,
1차 평가변수,
하위그룹 분석
같은 개념이 기업가치 평가와 연결됩니다.
임상통계는 과학자만을 위한 숫자가 아닙니다.
바이오 투자자가 파이프라인의 불확실성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임상 성공확률은 Cash Runway와도 연결된다
여기서 이전에 공부했던 현금분석까지 다시 연결해 보겠습니다.
A바이오가 임상 2상 파이프라인 하나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좋은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서 우리가 적용하던 성공확률을 이전보다 높여 볼 근거가 생겼습니다.
파이프라인 가치는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임상 3상을 진행하려면 막대한 추가 자금이 필요하고 현재 Cash Runway가 1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과학적 가치는 상승했지만 기존 주주가 실제로 누릴 경제적 가치는 자금조달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한다면 주식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CB나 BW를 발행한다면 잠재적인 희석을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좋은 임상 데이터 덕분에 유리한 조건으로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달빛의소리에서 지금까지 공부한 개념은 이렇게 연결됩니다.
임상 데이터
↓
불확실성 변화
↓
Probability of Success 변화
↓
파이프라인 가치 변화
↓
다음 임상에 필요한 개발비
↓
Cash Runway
↓
Funding Gap
↓
자금조달
↓
Dilution
↓
주당 가치
신약의 과학과 기업의 재무를 따로 보면 놓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바이오 투자자가 PoS를 볼 때 확인할 8가지
기업의 파이프라인을 분석하면서 성공확률을 생각할 때 저는 다음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봅니다.
- 현재 정확한 임상단계는 어디인가
단순히 임상 2상이라는 표현보다 환자모집 단계인지, 투약이 완료됐는지, 주요 결과가 나온 상태인지까지 구분합니다.
- 사용하는 성공률 자료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음 단계 전환확률인지 최종 승인확률인지 확인합니다.
- 어떤 치료영역의 자료인가
전체 신약 평균을 특정 암종이나 희귀질환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 약물의 modality가 무엇인가
저분자화합물, 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개발 특성이 다를 수 있습니다.
- 현재까지 사람에서 어떤 데이터가 나왔는가
안전성, PK/PD, 효능 등을 확인합니다.
- 임상시험 설계가 얼마나 강한 근거를 제공하는가
환자 수, 대조군, 무작위배정, 평가변수 등을 살펴봅니다.
- 성공확률 가정을 바꾸면 가치가 얼마나 변하는가
한 가지 숫자 대신 여러 시나리오를 계산합니다.
- 현재 EV는 어떤 기대를 이미 반영하고 있는가
좋은 신약이라는 판단과 좋은 가격이라는 판단을 구분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임상 성공확률은 단순한 확률표가 아니라 기업가치 평가를 움직이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성공확률을 맞히는 것이 아니다
개인 투자자가 특정 신약의 최종 승인확률을 정확히 맞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전문가조차 신약개발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성공확률을 공부하는 의미가 없을까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PoS 분석의 목적은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주가와 기업가치가 어떤 가정 위에 서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기업가치를 설명하려면
시장점유율 40%,
높은 약가,
임상 성공확률 60%,
빠른 출시,
낮은 개발비
를 동시에 가정해야 한다면 상당히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가격에 반영돼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수적인 시장점유율과 성공확률을 적용해도 현재 기업가치와 큰 차이가 난다면 그 차이가 왜 존재하는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가치평가는 주가 목표치를 찍는 작업이 아니라 현재 가격에 숨어 있는 가정을 찾아내는 작업이 됩니다.
저는 바이오기업 가치평가에서 이 관점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파이프라인 가치평가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앞의 글에서는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평가의 전체 구조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구조 안에 처음으로 확률을 넣었습니다.
성공했을 때의 가치
↓
임상단계
↓
단계별 성공확률
↓
최종 승인까지의 누적 성공확률
↓
위험조정 가치
하지만 아직 중요한 것이 남아 있습니다.
신약이 승인되는 시점은 미래입니다.
미래에 벌어들일 1,000억 원과 오늘 가지고 있는 1,000억 원은 경제적으로 같은 가치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신약이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 개발비용도 계속 발생합니다.
따라서 다음 단계에서는 성공확률뿐 아니라 시간과 미래 현금흐름을 동시에 반영하는 방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바이오기업 가치평가에서 자주 등장하는 **rNPV(Risk-adjusted Net Present Value)**가 필요해집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연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장규모
↓
예상매출
↓
미래 현금흐름
↓
임상 성공확률(PoS)
↓
개발기간과 할인
↓
rNPV
↓
파이프라인 가치
↓
기업 EV와 비교
여기까지 오면 처음에 단순히
“임상 2상 바이오기업”
이라고 보이던 회사가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떤 데이터가 확보됐는지,
성공하면 얼마나 큰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지,
그 성공까지 몇 년이 필요한지,
성공확률을 어느 정도로 가정해야 하는지,
그동안 얼마의 현금이 필요한지,
그리고 현재 시장은 그 파이프라인에 얼마의 가치를 주고 있는지
하나씩 분해해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바이오기업 가치평가에서 가장 위험한 숫자는 틀린 계산식이 아니라 검증하지 않은 가정일 수 있습니다.
PoS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신약의 성공확률은 정확히 몇 %인가?”
라는 숫자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투자자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왜 이 성공확률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 가정이 달라지면 내가 계산한 기업가치는 얼마나 달라지는가?”
그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임상 성공확률은 막연한 기대를 숫자로 포장하는 도구가 아니라 바이오기업 가치평가의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도구가 됩니다.
※ 이 글은 신약개발과 바이오기업 가치평가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의 기업 및 계산 사례는 개념 설명을 위해 단순화한 가상의 사례이며 실제 신약의 임상 성공확률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임상 성공률은 치료영역, 약물 유형, 임상설계, 분석기간과 데이터베이스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정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실제 투자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한 주요 자료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Drug Development and Review Definitions — 임상 1·2·3상의 목적과 일반적인 개발단계.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Step 3: Clinical Research — 임상시험 단계와 단계별 연구 목적 및 일반적 규모.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22 Case Studies Where Phase 2 and Phase 3 Trials Had Divergent Results — 임상 2상과 3상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분석.
Wong CH, Siah KW, Lo AW., Estimation of clinical trial success rates and related parameters, Biostatistics — 대규모 임상시험 자료를 이용한 임상 성공률 및 개발기간 분석.
Morgan P et al. 및 Pfizer 연구진, Achieving end-to-end success in the clinic: Pfizer’s learnings on R&D productivity — 임상단계별 성공률과 R&D 생산성 분석.
BIO, Clinical Development Success Rates and Contributing Factors 2011–2020 — 치료영역 및 임상단계 등에 따른 임상개발 성공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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