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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임상시험의 OS와 PFS란 무엇인가? Hazard Ratio로 생존 데이터를 읽는 방법

읽는 시간 약 27분

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이 다음과 같은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치료군의 중앙값 PFS는 9.8개월, 대조군은 6.4개월이었습니다.

Hazard Ratio는 0.68이었고, 95% 신뢰구간은 0.54~0.86이었습니다.

이 결과를 처음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9.8개월과 6.4개월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치료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이 3.4개월 길었으니 신약이 환자의 질병 진행을 3.4개월 늦춘 것이라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임상 결과에는 왜 굳이 HR 0.68이라는 숫자가 함께 제시될까요?

HR 0.68은 32%의 환자가 추가로 효과를 봤다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환자의 생존기간이 32% 증가했다는 뜻일까요?

둘 다 아닙니다.

항암제 임상시험을 제대로 읽으려면 중앙값만 보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환자마다 질병이 진행되는 시점도 다르고 사망하는 시점도 다르기 때문에 항암제 임상에서는 단순히 평균값만 비교하기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이 언제 발생하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OS, PFS, Kaplan-Meier curve, Hazard Ratio가 서로 연결됩니다.

OS는 환자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생존했는지를 본다

OS는 Overall Survival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전체생존기간이라고 합니다.

항암 임상시험에서는 일반적으로 무작위배정 등 사전에 정한 시작 시점부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까지의 시간을 평가합니다.

개념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치료를 받은 환자가 실제로 더 오래 생존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상의 임상시험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겠습니다.

치료군 Median OS: 24개월

대조군 Median OS: 18개월

Median은 중앙값을 의미합니다.

Median OS가 24개월이라는 것은 모든 환자가 정확히 24개월을 생존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생존분석에서 생존확률이 50%에 해당하는 시점이 약 24개월이었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치료군 24개월과 대조군 18개월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중앙값 기준으로 6개월의 차이가 나타난 것입니다.

OS는 환자의 생존이라는 직접적인 임상 결과를 측정하기 때문에 항암제 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평가변수입니다.

하지만 OS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환자가 비교적 오래 생존하는 암에서는 충분한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상시험 이후 환자가 다른 항암치료를 받거나 대조군 환자가 다른 효과적인 치료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후속치료가 최종 OS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암제 임상에서는 OS와 함께 PFS가 자주 등장합니다.

PFS는 암이 진행하지 않고 생존한 시간을 본다

PFS는 Progression-Free Survival의 약자로 무진행생존기간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가운데 먼저 발생한 사건까지의 시간을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신약을 투여받은 환자의 암이 10개월 동안 진행하지 않다가 11개월째 진행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환자의 PFS 사건은 질병 진행과 관련해 기록됩니다.

반대로 영상검사상 질병 진행이 확인되기 전에 환자가 사망했다면 사전에 정해진 분석 기준에 따라 사망 역시 PFS 사건으로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PFS는 단순히

“환자가 살아 있었던 기간”

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기간”

과 관련된 지표입니다.

OS와 PFS를 구분하면 항암제 임상 결과가 훨씬 명확하게 보입니다.

OS의 핵심 사건은 사망입니다.

PFS의 핵심 사건은 질병 진행 또는 사망입니다.

왜 PFS를 사용하는가

그렇다면 환자가 실제로 더 오래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OS가 있는데 왜 굳이 PFS를 사용할까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시간입니다.

환자가 오래 생존하는 암에서는 OS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상당한 추적기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질병 진행은 사망보다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FS를 이용하면 치료효과를 상대적으로 더 이른 시점에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후속치료가 OS에 영향을 주는 문제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FS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사망은 비교적 명확한 사건이지만 질병 진행은 영상검사와 판독을 통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언제 검사를 했는지, 어떤 기준을 사용했는지, 누가 영상을 판독했는지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OS와 PFS는 어느 하나가 항상 우월한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지표로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PFS가 좋아지면 OS도 좋아지는 것일까

여기에서 투자자가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PFS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OS에서도 반드시 같은 정도의 개선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가상의 결과를 보겠습니다.

PFS

치료군: 12개월

대조군: 8개월

HR: 0.65

OS

치료군: 27개월

대조군: 26개월

HR: 0.96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가정하면 신약이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는 관찰됐지만 현재 OS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곧바로 두 가지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면 안 됩니다.

첫 번째는

“PFS가 좋아졌으니 결국 환자도 더 오래 살 것이다.”

라는 결론입니다.

PFS 개선이 반드시 OS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반대로

“OS 차이가 없으니 PFS 개선은 아무 의미가 없다.”

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OS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후속치료나 crossover 같은 요소가 OS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PFS와 OS는 각각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중앙값만으로 임상시험 전체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

앞의 가상 임상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치료군 Median PFS: 9.8개월

대조군 Median PFS: 6.4개월

중앙값 차이는 3.4개월입니다.

그렇다면 신약의 효과를

“모든 환자의 질병 진행을 3.4개월 늦췄다.”

라고 표현해도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Median은 전체 환자의 결과를 하나의 시점으로 요약한 값입니다.

실제 임상시험에서는 어떤 환자는 치료를 시작한 지 몇 개월 만에 질병이 진행될 수 있고, 다른 환자는 훨씬 오랫동안 질병 진행 없이 지낼 수도 있습니다.

즉 환자마다 사건 발생 시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생존분석에서는 한 시점의 중앙값뿐 아니라 전체 추적기간에 걸쳐 치료군과 대조군에서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Hazard Ratio입니다.

Hazard는 무엇인가

Hazard Ratio를 이해하려면 먼저 Hazard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Hazard는 특정 시점까지 아직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환자에게서 그 시점 주변에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적인 위험률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PFS를 분석한다면 사건은 일반적으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입니다.

OS를 분석한다면 사건은 사망입니다.

Hazard Ratio는 두 집단의 이러한 hazard를 비교한 값입니다.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HR = 치료군의 Hazard ÷ 대조군의 Hazard

치료군과 대조군의 Hazard가 같다면 HR은 1에 가까워집니다.

치료군의 Hazard가 더 낮다면 HR은 1보다 작아집니다.

반대로 치료군의 Hazard가 더 높다면 HR은 1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HR 0.68은 무엇을 의미할까

가상의 PFS 분석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겠습니다.

HR = 0.68

치료군을 분자, 대조군을 분모로 비교했다면 치료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에 대한 hazard가 대조군의 약 0.68배였다는 의미입니다.

비례위험 가정이 적절한 상황에서는 이를 흔히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hazard가 약 32% 낮았다.”

라고 표현합니다.

계산은 간단합니다.

1 – 0.68 = 0.32

즉 32%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발생합니다.

HR 0.68은 환자의 생존기간이 32% 늘었다는 뜻이 아니다

HR 0.68이라는 결과를 보고

“환자의 생존기간이 32% 증가했다.”

라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또한

“환자의 32%가 추가로 생존했다.”

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OS 분석에서 HR 0.68이 나왔다고 해서 특정 시점의 사망확률이 무조건 32%포인트 낮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Hazard Ratio는 두 집단에서 시간에 따라 사건이 발생하는 hazard의 상대적인 관계를 요약하는 지표입니다.

따라서 다음 세 가지는 서로 다른 정보입니다.

Median OS 또는 Median PFS

Hazard Ratio

특정 시점의 생존율 또는 무진행생존율

이 숫자들을 서로 바꿔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HR은 1을 기준으로 먼저 읽는다

실제 임상 결과에서 HR을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1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치료군을 대조군과 비교하는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HR = 1

두 집단의 hazard가 같은 방향입니다.

HR < 1

치료군의 사건 hazard가 더 낮은 방향입니다.

HR > 1

치료군의 사건 hazard가 더 높은 방향입니다.

예를 들어

HR 0.80

이라면 치료군의 hazard가 낮은 방향이고,

HR 1.20

이라면 반대로 치료군의 hazard가 높은 방향입니다.

하지만 HR이 1보다 작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임상 성공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서 지난 글에서 공부했던 신뢰구간이 다시 등장합니다.

HR과 95% 신뢰구간은 같이 봐야 한다

가상의 두 임상시험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A 임상

HR 0.70

95% CI 0.58~0.84

B 임상

HR 0.70

95% CI 0.42~1.17

두 시험의 HR 점추정치는 똑같이 0.70입니다.

하지만 신뢰구간은 상당히 다릅니다.

A 임상의 95% 신뢰구간은 1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반면 B 임상의 신뢰구간은 1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결과를 단순히

“둘 다 hazard가 30% 낮았다.”

라는 한 문장으로 평가하면 중요한 차이를 놓치게 됩니다.

B 임상은 가능한 효과 범위에 더 큰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이전 글에서 P-value와 신뢰구간을 먼저 공부한 이유입니다.

앞 글에서는 신뢰구간 자체를 이해했다면 이제 실제 임상에서는

HR + 95% CI

를 하나의 묶음으로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Median PFS와 HR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숫자가 아니다

가상의 임상 결과가 다음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치료군 Median PFS: 10개월

대조군 Median PFS: 8개월

HR: 0.70

이 결과를

“PFS가 2개월 증가했고 위험이 30% 감소했다.”

라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두 숫자를 서로 변환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Median PFS 차이는 생존곡선의 중앙값이 위치하는 시점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반면 HR은 전체 추적기간에 걸친 상대적인 hazard를 요약합니다.

따라서

Median PFS가 25% 증가했으니 HR도 0.75가 되어야 한다

같은 관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두 지표는 서로 다른 정보를 보여줍니다.

Kaplan-Meier curve가 필요한 이유

항암제 임상 결과를 보다 보면 계단처럼 내려가는 두 개의 곡선을 볼 수 있습니다.

Kaplan-Meier curve입니다.

가로축에는 시간이 표시되고 세로축에는 생존확률 또는 사건 없이 남아 있는 환자의 비율 등이 표시됩니다.

치료군과 대조군의 곡선을 함께 그리면 시간에 따라 두 집단의 차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가 중요한 이유는 HR과 중앙값 하나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정보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두 곡선이 처음부터 일정하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가 몇 개월 뒤부터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벌어졌다가 나중에는 다시 가까워질 수도 있습니다.

두 곡선이 서로 교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Kaplan-Meier curve를 볼 때는 단순히

“치료군 선이 위에 있다.”

에서 끝내기보다 언제부터 차이가 발생하고 그 차이가 시간에 따라 유지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Hazard Ratio에도 중요한 가정이 있다

Hazard Ratio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생존분석에서는 비례위험, 즉 Proportional Hazards라는 가정이 중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치료군과 대조군의 상대적인 hazard 관계가 시간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모든 항암제가 이런 패턴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치료에서는 효과가 초반부터 나타나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초기에 효과가 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줄어드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Kaplan-Meier curve가 서로 교차한다면 하나의 HR로 전체 치료효과를 요약하는 것이 충분한지 더 주의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따라서 조금 더 깊게 임상 결과를 분석하려면

HR 숫자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Kaplan-Meier curve의 형태도 함께 확인하는 습관

이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임상시험의 HR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

다음과 같은 두 신약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신약 HR: 0.60

B신약 HR: 0.75

숫자만 보면 A신약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임상시험에서 나온 숫자라면 이것만으로 A가 B보다 우수하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환자군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의 병기가 다를 수 있고,

이전 치료 경험이 다를 수 있고,

대조군 치료제가 다를 수 있으며,

1차 치료와 2차·3차 치료처럼 사용되는 치료선도 다를 수 있습니다.

추적기간도 다를 수 있고 평가기준도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임상시험에서 나온 HR을 숫자만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강한 비교 근거는 동일한 시험 안에서 적절하게 무작위배정된 치료군과 대조군을 직접 비교한 결과입니다.

OS 데이터가 아직 미성숙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항암제 임상 결과 발표에서는

“OS data are immature.”

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은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전체생존기간을 분석하려면 일정한 수의 사망 사건과 충분한 추적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데이터 마감 시점에 아직 많은 환자가 생존해 있다면 최종적인 OS 결과를 평가하기에 사건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OS에서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고 발표했다고 하겠습니다.

이때 투자자는 ‘긍정적인 경향’이라는 표현만 받아들이기보다 다음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몇 건의 사건이 발생했는가.

데이터 마감일은 언제인가.

Median OS가 도출됐는가.

신뢰구간은 어느 정도인가.

이번 분석은 사전에 계획된 중간분석인가.

다음 OS 분석은 언제 예정되어 있는가.

즉 데이터의 **성숙도(Data Maturity)**를 함께 봐야 합니다.

Median OS가 NR이라고 나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임상 결과표에서 Median OS 또는 Median PFS 옆에

NR

이라는 표시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NR은 문맥에 따라 Not Reached, 즉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마감 시점까지 치료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생존해 있다면 Median OS를 아직 계산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Median OS: NR

이라는 결과를

“환자가 무한정 생존한다.”

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모든 환자가 생존하고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단지 해당 데이터 마감 시점에서 생존곡선의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NR이 등장하면 추적기간과 Kaplan-Meier curve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PFS에서는 누가 질병 진행을 판정했는지도 중요하다

OS와 달리 PFS에서는 질병이 진행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항암제 임상에서는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를 이용해 종양의 변화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임상 결과 자료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Investigator Assessment

Independent Review

Blinded Independent Central Review

연구자가 직접 평가했는지, 독립적인 평가위원회가 판독했는지 등을 나타냅니다.

특히 연구자와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 알고 있는 open-label 시험에서는 평가 편향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PFS 결과를 볼 때는

몇 개월 개선됐는가

뿐만 아니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질병 진행을 판단했는가

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상의 임상 3상 결과를 실제로 읽어보자

이제 하나의 결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가상의 A바이오가 항암제 임상 3상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Primary Endpoint: PFS

치료군 Median PFS: 11.2개월

대조군 Median PFS: 7.1개월

HR: 0.67

95% CI: 0.55~0.82

P-value: 사전에 설정한 통계적 유의성 기준 충족

OS: 아직 미성숙

이 결과를 보면 먼저 Primary Endpoint가 PFS라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중앙값 차이를 계산합니다.

11.2개월 – 7.1개월 = 4.1개월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모든 환자의 암 진행을 4.1개월 늦췄다.”

라고 해석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HR을 봅니다.

HR 0.67이라면 치료군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에 대한 hazard가 대조군보다 낮은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95% 신뢰구간을 확인합니다.

0.55~0.82입니다.

지난 글에서 공부했던 신뢰구간이 여기에서 실제 역할을 합니다.

그다음 P-value와 사전에 정한 통계분석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합니다.

여기까지가 주로 통계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투자자 분석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성공한 다음부터가 오히려 중요하다

이제 임상적인 질문을 해야 합니다.

4.1개월의 Median PFS 차이는 해당 암종에서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가?

현재 표준치료와 비교하면 어떤 수준인가?

치료효과를 얻는 대신 심각한 부작용이 증가하지 않았는가?

치료중단률은 어느 정도인가?

환자의 삶의 질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OS 데이터는 어느 정도 성숙했는가?

경쟁약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을 추가해야

HR 0.67

이라는 통계 숫자가 실제 신약개발의 의미로 연결됩니다.

바로 이것이 앞선 P-value 글에서 강조했던

통계적 유의성과 임상적 의미는 같은 것이 아니다

라는 원칙의 실제 적용입니다.

효능만큼 안전성도 같이 봐야 한다

항암제는 강한 치료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심각한 독성이 크게 증가하면 전체적인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OS와 PFS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함께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안전성 정보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Grade 3 이상 이상반응

Serious Adverse Events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반응

용량 감소 또는 투여 중단

치료 관련 사망

특정 장기 독성

예를 들어 PFS가 크게 개선됐지만 심각한 독성이 상당히 증가했다면 효능 숫자 하나만으로 치료제의 전체적인 임상적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신약 허가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Benefit-Risk, 즉 환자가 얻는 이익과 감수해야 하는 위험의 균형입니다.

바이오기업이 OS·PFS 결과를 발표하면 무엇부터 볼 것인가

실제 투자분석에서는 다음 순서로 보면 훨씬 정리가 쉽습니다.

첫 번째는 Primary Endpoint입니다.

이번 임상시험이 원래 OS를 검증하려고 했는지 PFS를 검증하려고 했는지 확인합니다.

두 번째는 Median OS 또는 Median PFS입니다.

치료군과 대조군에서 중앙값이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 확인합니다.

세 번째는 Hazard Ratio입니다.

전체 추적기간에 걸친 사건 hazard의 상대적인 방향과 크기를 봅니다.

네 번째는 95% Confidence Interval입니다.

HR이라는 점추정치 주변에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섯 번째는 통계적 검정 결과입니다.

사전에 정한 통계분석계획에서 요구한 기준을 충족했는지 확인합니다.

여섯 번째는 Kaplan-Meier curve입니다.

치료군과 대조군의 차이가 언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합니다.

일곱 번째는 Data Maturity입니다.

특히 OS라면 사건 수와 추적기간이 충분한지 봅니다.

여덟 번째는 안전성입니다.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 환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을 확인합니다.

아홉 번째는 후속치료와 crossover입니다.

특히 OS 결과를 해석할 때 중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개발단계를 확인합니다.

이 결과가 허가신청으로 연결되는지, 추가 임상이 필요한지, 새로운 확증시험이 필요한지를 봅니다.

결국 HR 숫자를 외우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항암제 임상 결과를 처음 접하면 강한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HR 0.62.

P < 0.001.

Median PFS 12.4개월.

하지만 임상시험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HR이 몇인가보다 먼저

무엇에 대한 HR인가?

를 묻게 됩니다.

PFS인가 OS인가.

대조군은 무엇인가.

환자군은 누구인가.

신뢰구간은 어느 정도인가.

Kaplan-Meier curve는 어떤 형태인가.

효과는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는가.

데이터는 충분히 성숙했는가.

그리고 환자가 얻은 이익에 비해 안전성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이 질문을 함께 해야 숫자가 실제 임상 데이터가 됩니다.

앞선 글에서 배운 P-value와 신뢰구간도 결국 이것을 하기 위한 기초였습니다.

P-value를 따로 외우고 Hazard Ratio를 따로 외우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임상 결과가

Median PFS 9.8개월 vs 6.4개월, HR 0.68, 95% CI 0.54~0.86

이라고 발표됐을 때 각각의 숫자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Median PFS 차이는 모든 환자가 얻은 추가 생존기간이 아닙니다.

HR은 생존기간이 몇 퍼센트 증가했는지를 나타내는 숫자가 아닙니다.

PFS 개선이 OS 개선을 자동으로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좋은 결과가 곧바로 좋은 Benefit-Risk를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바이오 투자자가 임상 데이터를 공부하는 목적은 복잡한 통계공식을 직접 계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기업이 발표한 숫자를 보고

“이번 임상시험에서 실제로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가?”

를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P-value와 신뢰구간을 이해했다면 OS·PFS와 Hazard Ratio는 그다음 단계입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이해하면 다음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생존기간이 아니라 종양 자체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평가하는 임상에서는 무엇을 봐야 할까요?

그때 등장하는 것이 **ORR(Objective Response Rate, 객관적반응률)**과 **DOR(Duration of Response, 반응지속기간)**입니다.

OS와 PFS가 시간에 따른 사건을 보는 지표라면 ORR과 DOR은 종양 반응이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나타났고 그 반응이 얼마나 오래 유지됐는지를 이해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항암제 임상 결과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OS, PFS, HR, ORR, DOR을 하나씩 따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해서 읽을 수 있게 됩니다.

※ 이 글은 신약개발 및 항암제 임상시험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OS, PFS, Hazard Ratio 등의 지표 하나만으로 특정 신약의 임상적 가치나 허가 가능성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실제 임상시험은 시험설계, 환자군, 대조군, 평가변수, 통계분석계획, 추적기간, 신뢰구간, 안전성 및 전체적인 Benefit-Risk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본문에 사용된 기업명과 수치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사례이며 특정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Clinical Trial Endpoints for the Approval of Cancer Drugs and Biologics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Approaches to Assessment of Overall Survival in Oncology Clinical Trials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Oncology Center of Excellence, Patient-Friendly Language for Cancer Clinical Trials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Oncology Center of Excellence, Project Endpoint

International Council for Harmonisation, E9 Statistical Principles for Clinical 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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