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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은 왜 적자를 내면서도 기업가치가 올라갈까? 투자자가 봐야 할 진짜 가치

읽는 시간 약 24분

2018년 처음 바이오주에 투자했을 때 저는 한 가지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처음 투자했던 종목도 바이오주였는데, 재무제표를 보면 적자를 내고 있고 아직 제대로 된 제품 매출도 크지 않은 회사의 주가가 어느 순간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것을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신약만 승인받으면 엄청나게 올라갈 수 있으니까.”

저 역시 그런 기대를 가지고 투자했고, 큰 상승을 경험했을 때는 더 올라갈 것이라는 욕심 때문에 매도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큰 수익이 다시 손실로 바뀌는 경험도 했습니다.

반대로 유상증자나 CB, BW 같은 자금조달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도 경험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저는 신약의 성공 가능성을 분석했다기보다 “이 약이 성공하면 몇 배 간다더라”는 이야기에 더 많이 의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을 겪은 뒤 바이오기업을 볼 때 제가 궁금해하는 것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왜 이 기업의 신약이 가치가 있는가?

그 가치를 증명하려면 어떤 임상결과가 필요한가?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회사는 그때까지 버틸 현금이 있는가?

돈이 부족하다면 기존 주주는 얼마나 희석될 수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이 모든 위험을 감안했을 때 현재 시장이 평가하고 있는 기업가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질문을 이해하면 바이오기업이 적자를 내면서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를 조금 더 구조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적자인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것이 이상한 일일까

일반적으로 기업을 분석할 때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은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렇다면 계속 적자를 내는 바이오기업은 가치가 없어야 할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신약개발 기업은 현재의 이익만으로 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약은 연구실에서 후보물질을 찾았다고 바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 전임상,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규제기관의 심사 등을 거쳐야 합니다. 미국 FDA 역시 신약개발을 크게 Discovery and Development → Preclinical Research → Clinical Research → FDA Review → Post-Market Safety Monitoring의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임상단계 바이오기업은 미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현재 돈을 사용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미래가 확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바이오기업의 적자를 일반기업의 적자와 똑같이 보면 안 되는 이유

가상의 A바이오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매출 50억 원

연구개발비 300억 원

기타 비용 150억 원

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단순화하면 상당한 적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이 핵심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면 연구개발비 300억 원은 단순히 현재의 매출을 만들기 위한 비용만은 아닙니다.

미래에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되는 돈이기도 합니다.

IFRS의 IAS 38에서도 연구단계 지출은 발생 시 비용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으며, 개발단계 지출 역시 일정한 인식요건을 충족해야만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계상 손실이 발생한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이 아무런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연구개발 때문에 적자가 나는 것이므로 좋은 적자다.”

라고 자동으로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사용하면서 신약의 가치가 실제로 얼마나 증명되고 있는가입니다.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는 ‘현재 이익’보다 미래 가능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바이오기업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현재와 미래를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적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그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 미래에 성공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도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A바이오가 현재 연간 300억 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개발하는 신약이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당장 올해 순이익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시장이 바라보는 신약의 성공 가능성이나 미래 경제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FDA가 설명하듯 임상시험은 단계별로 서로 다른 질문을 다루며, 일반적으로 초기의 작은 규모 시험에서 후기의 더 큰 시험으로 진행됩니다. 임상 1상은 주로 안전성과 용량을, 2상은 유효성과 부작용을, 3상은 특정 환자집단에서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보다 큰 규모로 평가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임상단계를 통과하거나 의미 있는 데이터가 확보되면 시장이 그 파이프라인을 바라보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이오기업에서는

순이익이 좋아졌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경우

뿐 아니라

신약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기업가치가 변하는 경우

도 존재합니다.

바이오기업의 가치는 결국 ‘확률이 붙은 미래가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바이오기업의 파이프라인을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떤 신약이 성공해서 상업화됐을 때 큰 경제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그 전체 가치를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임상시험이 실패할 수도 있고,

안전성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고,

허가심사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경쟁약이 먼저 시장을 차지할 수도 있으며,

상업화에 성공해도 예상보다 매출이 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사고방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잠재가치 × 성공 가능성에 대한 가정 × 시간에 대한 할인

여기에서 개발비용과 자금조달 등의 요소도 함께 고려합니다.

실제 신약 가치평가에서는 보다 복잡한 위험조정 현재가치(rNPV) 등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처음부터 복잡한 모델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미래가치 1조 원짜리 신약이라고 해서 현재 그 신약의 가치가 곧바로 1조 원인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는 수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임상 결과 하나에 시가총액이 크게 움직이기도 한다

바이오주를 오래 보다 보면 하루 사이에 기업가치가 크게 움직이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회사의 공장이나 현금이 하루 사이에 갑자기 몇 배가 된 것은 아닙니다.

바뀐 것은 미래에 대한 시장의 평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임상결과가 시장의 기대보다 좋았다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성공 가능성,

시장 진입 가능성,

경쟁약 대비 가치,

기술이전 가능성,

미래 현금흐름

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상 실패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면 그동안 기업가치에 포함돼 있던 미래 기대가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주의 변동성이 큰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임상결과 = 무조건 좋은 투자’도 아니다

여기서 제가 과거에 놓쳤던 부분이 있습니다.

좋은 약과 좋은 투자는 완전히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신약이 유망하더라도 현재 시가총액이 이미 매우 높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상 초기 기업은 가치가 낮아 보이지만 실패 위험이 훨씬 높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신약을 분석할 때 두 질문을 분리하려고 합니다.

이 약은 좋은 약이 될 가능성이 있는가?

그리고

현재 기업가치는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가?

첫 번째는 신약개발 분석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는 투자 분석에 가깝습니다.

달빛의소리에서 신약개발과 기업분석을 두 개의 축으로 나누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바이오기업을 볼 때 시가총액을 함께 보는 이유

주가가 5,000원인 기업과 50,000원인 기업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5,000원짜리 주식이 더 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령

A바이오:

주가 5,000원 × 발행주식 1억 주 = 시가총액 5,000억 원

B바이오:

주가 50,000원 × 발행주식 500만 주 = 시가총액 2,500억 원

입니다.

주가는 B바이오가 10배 높지만 단순 시가총액은 오히려 절반입니다.

따라서 바이오기업의 가치가 비싼지 싼지를 생각할 때 주가 숫자만 보는 것은 의미가 제한적입니다.

특히 유상증자나 CB·BW 등으로 주식수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여기서 희석 분석이 다시 등장한다

앞의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발행주식수만 보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CB,

BW,

스톡옵션,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

등에 따라 미래 주식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의 A바이오가 현재

주가 10,000원

발행주식수 3,000만 주

라면 단순 시가총액은

3,000억 원

입니다.

그런데 CB와 BW 등으로 향후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잠재주식이 상당하다면 투자자는 현재 주식수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주식수도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잠재주식이 반드시 현실화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시가총액

과

잠재 희석 시나리오

를 분리해서 봅니다.

적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언제까지 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가’일 수 있다

임상단계 바이오기업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것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다음 질문입니다.

“이 회사는 이 적자를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여기에서 우리가 앞서 공부한 Burn Rate와 Cash Runway가 등장합니다.

가상의 B바이오가

사용 가능한 현금성 자원 1,000억 원

월평균 Forward Burn 50억 원

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단순 Cash Runway는

1,000억 ÷ 50억 = 약 20개월

입니다.

그런데 핵심 임상결과가 14개월 뒤에 예정돼 있다면 단순 계산상 그 시점까지 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임상결과가 30개월 뒤라면 현재의 현금과 소진속도만으로는 그 전에 추가 자금이 필요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따라서 적자 규모 하나만 보는 것보다

Cash Burn → Cash Runway → Clinical Clock

을 연결하는 것이 훨씬 많은 정보를 줍니다.

저는 ‘임상 시계’와 ‘현금 시계’를 같이 본다

바이오기업에는 두 개의 시계가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Clinical Clock입니다.

다음 임상결과,

환자등록 완료,

중간분석,

허가신청

같은 가치변곡점까지 남은 시간입니다.

두 번째는 Cash Clock입니다.

현재 가진 돈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두 시계의 관계입니다.

Cash Clock > Clinical Clock

이라면 현재의 단순 가정에서는 다음 주요 가치변곡점까지 기존 현금으로 도달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Cash Clock < Clinical Clock

이라면 그 전에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이오기업의 적자를 단순 손익계산서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임상 지연은 기업가치뿐 아니라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상시험이 6개월 지연됐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결과가 6개월 늦어지는 문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그 기간에도

인건비,

연구개발비,

임상운영비,

관리비

등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임상 지연은 Clinical Clock을 늘리는 동시에 추가 현금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ash Runway 20개월

임상결과 예정 16개월 후

라면 처음에는 4개월의 단순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임상이 8개월 지연돼 결과가 24개월 후로 밀린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재 가정대로라면 임상결과 전에 자금부족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임상 일정과 재무분석은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금이 부족하면 Funding Gap이 생긴다

Cash Runway보다 Clinical Clock이 길다면 그 차이를 메울 자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분석 편의를 위해 이를 Funding Gap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주요 임상결과까지 24개월

Cash Runway 16개월

이라면 약 8개월의 운영기간 차이가 존재합니다.

회사는 이 기간을 메우기 위해

기술이전,

공동개발,

파트너십,

차입,

유상증자,

CB,

BW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적자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는 현금과 희석까지 같이 봐야 한다

신약이 아무리 유망해 보여도 다음 가치변곡점에 도달하기 전에 자금이 부족하다면 투자자는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금이 새로운 주식 발행이나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증권을 통해 조달된다면 기존 주주의 상대적인 지분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제 앞에서 공부했던 내용이 하나로 연결됩니다.

신약개발

↓

R&D 지출

↓

Cash Burn

↓

Cash Runway

↓

Clinical Clock

↓

Funding Gap

↓

자금조달

↓

Potential Dilution

↓

기존 주주의 한 주가 차지하는 몫

제가 처음 바이오주를 시작했을 때 보지 못했던 구조입니다.

기업가치 상승은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신약개발 초기에는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약물이 사람에게 안전할지,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어떤 용량이 적절할지,

후기 임상에서도 결과가 재현될지,

규제기관이 허가할지,

시장에 출시됐을 때 경쟁력이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FDA도 신약 허가 과정에서 임상 데이터의 편익과 위험을 평가하고, 알려진 위험보다 편익이 크다고 판단되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봅니다.

신약개발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면 이러한 질문 가운데 일부에 답이 생깁니다.

좋은 데이터라면 불확실성의 일부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나쁜 데이터라면 반대로 실패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바이오기업의 가치변화를 단순히

“임상 1상에서 2상으로 갔으니까 가치가 오른다.”

라고 보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데이터가 기존의 어떤 불확실성을 얼마나 줄였는가?”

입니다.

모든 임상 진전이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임상시험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고 무조건 기업가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데이터를 얻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투자자라면 최소한 다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는가

효과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통계적 결과뿐 아니라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가

안전성 문제는 없는가

대조군은 적절했는가

환자 수는 충분했는가

경쟁약과 비교하면 어떤 위치인가

다음 임상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래서 바이오 투자자는 결국 재무제표만 공부해서도 안 되고, 신약만 공부해서도 안 됩니다.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좋은 신약이 반드시 좋은 주식은 아니다

이 문장은 제가 바이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어떤 회사가 매우 유망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이미 그 성공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해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해 있다면 어떨까요.

좋은 신약이라는 사실과 현재 가격에서 좋은 투자기회라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무조건 저평가된 것도 아닙니다.

임상 실패 가능성이 커졌거나,

현금이 부족하거나,

대규모 희석 가능성이 생겼거나,

경쟁약의 데이터가 더 좋아졌다면

낮아진 가격에 그 이유가 반영돼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좋은 회사인가?”

만 묻지 않습니다.

“현재 기업가치에는 어느 정도의 성공 기대가 들어가 있는가?”

를 같이 생각하려고 합니다.

제가 바이오기업의 저점을 공부할 때 보는 순서

저는 과거에는 고점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많이 봤습니다.

전고점 10만 원이던 주식이 2만 원이면

“80%나 떨어졌으니 많이 싸졌다.”

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먼저 신약 자체가 여전히 개발할 가치가 있는지 봅니다.

기전,

임상 데이터,

안전성,

경쟁약,

다음 임상설계

를 확인합니다.

그다음 현재 기업가치를 봅니다.

주가가 아니라 시가총액을 확인합니다.

세 번째로 현금을 봅니다.

Cash Burn과 Cash Runway를 계산합니다.

네 번째로 다음 가치변곡점까지 걸리는 시간을 봅니다.

Clinical Clock입니다.

다섯 번째로 Funding Gap을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로 기존 CB·BW와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을 살펴보고 잠재 희석을 계산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이 모든 위험을 감안했을 때 현재 기업가치는 신약의 잠재가치와 비교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가?

여기까지 가야 비로소 저는 한 바이오기업을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바이오기업 가치분석 지도

지금까지의 내용을 하나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것은 공식적인 회계모형이나 가치평가 공식이 아니라 제가 이 블로그에서 바이오기업을 공부하기 위해 정리한 분석 프레임입니다.

Disease / Unmet Need

↓

Drug Target & MOA

↓

Preclinical Evidence

↓

Clinical Data

↓

Probability of Success에 대한 판단

↓

Potential Commercial Value

↓

현재 Market Cap

Cash Burn / Cash Runway

Clinical Clock

Funding Gap

Potential Dilution

↓

현재 기업가치에 반영된 기대를 해석

이 구조에서 어느 하나만 보고 결론을 내리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적자 바이오기업을 볼 때 제가 확인하는 10가지

실제 기업을 공부할 때는 다음 질문을 하나씩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1.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무엇인가

기업가치를 실제로 움직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산을 찾습니다.

2. 어떤 질환을 치료하려는가

미충족 의료수요와 기존 치료방법을 확인합니다.

3. 약물의 작용기전은 무엇인가

왜 이 약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봅니다.

4. 지금까지 어떤 데이터가 나왔는가

전임상과 임상결과를 구분해서 확인합니다.

5. 다음 가치변곡점은 무엇인가

임상결과, 환자등록, 허가신청 등 중요한 이벤트를 찾습니다.

6. 그때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Clinical Clock을 봅니다.

7. 회사의 현금은 얼마나 남았는가

단순 현금잔액뿐 아니라 Burn Rate와 Cash Runway를 봅니다.

8. 다음 가치변곡점까지 자금이 충분한가

Funding Gap을 검토합니다.

9. 잠재주식은 얼마나 존재하는가

CB, BW, 스톡옵션 등 잠재 희석요인을 확인합니다.

10. 현재 시가총액은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신약의 가능성과 위험을 현재 기업가치와 비교합니다.

이 열 가지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저는 아직 그 기업을 충분히 공부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바이오기업의 적자는 ‘결론’이 아니라 분석의 시작이다

처음 바이오주에 투자했을 때 저는 적자인 기업의 주가가 왜 오르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반대로

“바이오기업은 원래 적자니까 괜찮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둘 다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봅니다.

적자라는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가

그 돈으로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신약의 불확실성이 실제로 줄어들고 있는가

다음 가치변곡점까지 현금이 충분한가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면 얼마나 희석될 수 있는가

그리고

현재 시장이 그 가능성을 얼마의 기업가치로 평가하고 있는가

입니다.

바이오기업은 오늘의 이익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기업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의 꿈만으로 평가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그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바이오 투자자의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신약의 과학적 가능성을 보고,
임상으로 그 가능성이 얼마나 증명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현금으로 그 결과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계산하고,
자금조달과 희석을 고려한 뒤,
마지막으로 현재 기업가치와 비교하는 것.

2018년 처음 바이오주를 샀을 때 저는 마지막 결과만 생각했습니다.

“이 신약이 성공하면 주가가 얼마나 오를까?”

지금은 그 질문보다 먼저 묻습니다.

“현재 시장이 이미 무엇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 기대가 현실이 되기까지 회사가 넘어야 할 과학적·임상적·재무적 위험은 무엇인가?”

저에게 바이오기업 분석은 이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 이 글은 바이오기업의 사업구조와 기업가치 평가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본문의 수치와 기업 사례는 개념 설명을 위한 가상의 예시이며 특정 기업의 실제 가치나 향후 주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임상시험 결과와 신약개발 성공 여부는 예측할 수 없으며 기업가치에는 시장환경, 경쟁상황, 자금조달, 규제 및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실제 투자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자료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The Drug Development Process — 신약 발굴·개발부터 전임상, 임상시험, FDA 심사 및 시판 후 안전성 모니터링까지의 개발과정.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Clinical Research — 임상 1·2·3상의 목적과 임상시험 설계에 관한 설명.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FDA Drug Review — 신약허가 신청과 안전성·유효성 검토 과정.

IFRS Foundation, IAS 38 Intangible Assets — 연구단계 지출 및 개발단계 지출의 회계처리에 관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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