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후보물질 중 신약이 될 물질은 어떻게 고를까? 후보물질 선별의 핵심 기준
신약개발 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유효물질(Hit)을 발굴했다.”
“선도물질(Lead)을 확보했다.”
“최종 개발후보물질을 선정했다.”
처음 바이오기업을 분석할 때는 세 표현이 비슷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좋은 물질을 하나 찾아냈고 이제 신약개발을 시작한다는 의미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약개발 과정에서 이 표현들이 갖는 의미는 같지 않습니다.
특정 표적에 반응하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 물질을 바로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실험실에서 강한 약효를 보이는 물질이라고 반드시 좋은 신약 후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효능은 강하지만 몸에서 너무 빨리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물에 잘 녹지 않아 원하는 제형을 만들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정상세포에도 강하게 작용해 독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간에서 너무 빨리 대사될 수도 있고, 다른 단백질까지 건드리는 Off-target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신약 후보물질을 고르는 과정은 가장 강한 물질 하나를 찾는 경쟁이 아닙니다.
효능, 선택성, 안전성, 약동학, 물성, 제조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하면서 가장 균형 잡힌 물질을 찾아가는 과정
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바이오기업이 발표하는 Hit 발굴, Lead 확보, Candidate 선정이라는 뉴스가 서로 다른 단계라는 것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시작은 수많은 물질 가운데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특정 질병과 관련된 표적이 정해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연구진의 다음 과제는 그 표적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찾는 것입니다.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많은 화합물을 시험해 반응하는 물질을 찾을 수도 있고, 표적 단백질의 구조와 작용원리를 이용해 물질을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화합물이나 약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계산화학과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후보 구조를 탐색하는 방법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화합물을 빠르게 시험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HTS(High-Throughput Screening), 고속대량스크리닝입니다.
수많은 화합물을 대상으로 원하는 생물학적 반응이 나타나는지 빠르게 확인합니다.
여기에서 의미 있는 활성을 보이는 물질을 Hit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Hit를 발견했다는 것은 신약이 완성됐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긴 선별 과정의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Hit가 나왔다고 바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스크리닝에서 어떤 화합물이 강한 반응을 보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효과가 얼마나 강한가?”
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 결과가 진짜인가?”
입니다.
실험 자체의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
측정방식에 영향을 주는 화합물일 수도 있습니다.
반복시험에서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래 목표했던 표적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에 반응이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Hit는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다른 시험방법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농도를 변화시켰을 때 반응이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지,
원하는 표적에 실제로 작용하는지,
비슷한 다른 표적에는 지나치게 영향을 주지 않는지
등을 검증합니다.
이런 확인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처음에는 좋아 보였던 Hit도 탈락할 수 있습니다.
Potency가 강하면 무조건 좋은 약일까
신약 후보물질 자료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Potency, 효력입니다.
특정 농도에서 얼마나 강하게 원하는 작용을 나타내는지를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IC50, EC50 같은 숫자가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물질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물질은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표적을 강하게 억제합니다.
B물질은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조금 더 높은 농도가 필요합니다.
Potency만 보면 A가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A는 몸에 들어가자마자 빠르게 분해되고 정상세포에도 강한 영향을 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반면 B는 약효가 조금 약하지만 체내에서 안정적이고 원하는 조직에 잘 도달하며 다른 단백질에 미치는 영향도 적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신약개발에서는 B가 더 좋은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후보물질 개발을 다중 변수 최적화(Multi-parameter Optimization) 문제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Selectivity가 중요한 이유
Selectivity, 선택성은 원하는 표적에는 강하게 작용하면서 다른 표적에는 가능한 한 영향을 적게 미치는 특성과 관련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효소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물질이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A는 잘 억제합니다.
그런데 구조가 비슷한 B, C, D 효소까지 강하게 억제합니다.
이 경우 원하지 않는 생물학적 작용이나 독성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약물에서는 여러 표적에 작용하는 것이 치료효과의 일부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하나의 표적에만 작용해야 좋은 약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의도하지 않은 작용이 약의 안전성과 효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입니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는 Potency만큼 Selectivity도 중요한 평가요소가 됩니다.
Hit에서 Lead로 넘어가는 과정
확인된 Hit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중심으로 연구진은 구조를 변경하면서 더 나은 특성을 가진 화합물을 만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SAR(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 구조-활성 상관관계입니다.
쉽게 말하면
분자의 구조를 조금씩 바꿨을 때 약효와 성질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분자의 특정 부분을 변경했더니 효력이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선택성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다른 부분을 바꿨더니 대사 안정성이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용해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쌓으면서 어떤 구조적 특징이 원하는 성질과 연결되는지를 파악합니다.
그 결과 초기 Hit보다 신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Lead, 선도물질을 찾아갑니다.
Lead가 됐다고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바이오기업 뉴스를 읽을 때 중요합니다.
Lead Compound 확보
라는 표현을 보고 곧 임상시험이 시작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Lead는 여전히 최적화가 필요한 단계일 수 있습니다.
효능을 높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선택성을 개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사 안정성을 높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경구 투여를 목표로 한다면 흡수 문제를 개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독성 가능성을 낮춰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을 Lead Optimization, 선도물질 최적화라고 합니다.
결국 Lead Optimization은 단순히 약효를 더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신약으로서 필요한 여러 특성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ADME를 보는 이유
후보물질 선별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 ADME입니다.
Ab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Excretion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는 대략
흡수·분포·대사·배설
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Absorption
투여된 약물이 체내로 얼마나 적절하게 흡수되는지를 봅니다.
경구약이라면 특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Distribution
흡수된 약물이 몸의 어느 조직으로 이동하는지를 봅니다.
혈중 농도가 높다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조직에서도 충분한 농도를 확보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Metabolism
몸이 약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봅니다.
너무 빠르게 대사되면 원하는 시간 동안 충분한 약물농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cretion
약물과 그 대사산물이 어떻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지를 봅니다.
이러한 특성이 합쳐져 실제 체내에서의 약물 노출과 지속시간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시험관에서 강한 효능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 몸 안에서 치료에 필요한 농도를 만들고 그 농도를 적절한 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
가 중요합니다.
PK는 후보물질의 현실성을 보여준다
ADME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개념이 PK(Pharmacokinetics), 약동학입니다.
PK 자료에서는 Cmax, AUC, 반감기 같은 용어를 볼 수 있습니다.
Cmax
약물 투여 후 관찰되는 최고 혈중농도와 관련된 지표입니다.
AUC
시간에 따른 약물노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Half-life
약물 농도가 감소하는 속도를 이해하는 데 사용되는 반감기입니다.
후보물질이 시험관에서 아무리 강해도 체내에서 너무 빨리 사라진다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험관에서의 Potency가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체내 노출 특성이 좋다면 실제 생체 환경에서 더 유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후보물질을 비교할 때 시험관 효능 숫자 하나만으로 우열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용해도와 투과성도 약이 될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
약효가 뛰어난 화합물을 만들었는데 물에 거의 녹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원하는 형태로 제제화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구약을 목표로 하는데 장에서 충분히 흡수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됩니다.
세포 안에 있는 표적을 공격해야 하는데 세포막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중추신경계 치료제라면 뇌까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단순한 생물학적 활성뿐 아니라 화합물의 물리화학적 특성도 함께 평가합니다.
좋은 신약 후보는 시험관 속에서만 강한 물질이 아니라 실제 몸 안에서 약으로 작동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춰야 합니다.
초기부터 독성 가능성을 걸러내는 이유
후보물질의 효능을 개선하는 데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는데 마지막에 심각한 독성이 발견된다면 손실이 큽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초기부터 안전성 위험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세포독성,
유전독성 가능성,
심혈관계 위험,
간독성 가능성,
Off-target 작용
등 여러 위험을 단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초기 시험만으로 사람에게 나타날 모든 독성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초기부터 명확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는 물질을 걸러내면 가능성이 낮은 후보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동물에서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지도 확인한다
시험관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후보물질은 적절한 동물모델 등에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실제 생체 안에서도 원하는 효과가 나타나는가?
어떤 용량에서 효과가 나타나는가?
혈중 또는 목표 조직의 약물농도와 효능 사이에 관계가 있는가?
반복 투여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가?
시험관에서는 하나의 세포나 단백질을 비교적 통제된 환경에서 볼 수 있지만 살아 있는 생물에서는 흡수, 분포, 대사, 면역반응 등 훨씬 많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그래서 in vitro에서 좋았던 물질이 in vivo에서도 좋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가장 강한 물질’ 대신 ‘가장 균형 잡힌 물질’을 선택한다
후보물질 선정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해 가상의 세 물질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 항목 | A 물질 | B 물질 | C 물질 |
|---|---|---|---|
| Potency | 매우 우수 | 우수 | 보통 |
| Selectivity | 낮음 | 우수 | 우수 |
| 대사 안정성 | 낮음 | 우수 | 우수 |
| 용해도 | 낮음 | 양호 | 우수 |
| PK | 불리 | 양호 | 우수 |
| 초기 독성 신호 | 있음 | 낮음 | 낮음 |
A가 시험관에서 가장 강합니다.
그런데 실제 신약 후보를 선정한다면 반드시 A를 선택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B나 C가 전체적인 개발가능성에서 더 좋은 선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후보물질 선정은 이 표보다 훨씬 많은 요소를 고려하지만 핵심 원리는 비슷합니다.
최고의 한 가지 특성을 가진 물질이 아니라 여러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물질을 찾는다.
이것이 후보물질 최적화의 본질에 가깝습니다.
Developability라는 관점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Developability, 개발가능성이라는 관점이 중요해집니다.
좋은 실험 결과를 내는 물질과 실제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좋은 물질은 반드시 같지 않습니다.
실제 개발을 위해서는
효능,
선택성,
PK,
안전성,
용해도,
안정성,
제형화 가능성,
합성 가능성,
품질관리,
대량생산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후보물질 단계가 진행될수록 질문은
“이 물질이 효과가 있는가?”
에서
“이 물질을 실제 의약품으로 끝까지 개발할 수 있는가?”
로 바뀝니다.
최종 개발후보물질이 선정됐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여러 Lead를 최적화한 끝에 회사가 하나 또는 소수의 물질을 Development Candidate, 즉 개발후보물질로 선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초기 Hit 발견보다 훨씬 진전된 단계입니다.
회사가 많은 실험과 비교를 통해 본격적인 비임상 개발을 진행할 후보를 좁혔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주의해야 합니다.
개발후보물질 선정 = 임상 진입 확정
은 아닙니다.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에 필요한 비임상 안전성 자료와 제조·품질 관련 준비 등이 남아 있습니다.
FDA 역시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하기 전 비임상 연구를 통해 독성 등의 정보를 확보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전성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개발후보물질 선정은 중요한 연구개발 마일스톤이지만 아직 임상 성공이나 허가 가능성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전임상 후보물질 선정’ 뉴스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바이오기업이 다음과 같은 보도자료를 발표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사, 차세대 항암제 전임상 후보물질 최종 선정
제목만 보면 상당히 큰 성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구개발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라면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합니다.
어떤 표적을 겨냥하는가
그 표적이 실제 사람의 질병에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기존 물질보다 무엇이 개선됐는가
Potency인지, Selectivity인지, PK인지, 안전성인지 구체적인 차별점을 봅니다.
데이터가 어느 수준까지 공개됐는가
세포실험만 있는지 동물 효능자료까지 있는지 확인합니다.
경쟁약물은 어디까지 개발됐는가
회사의 후보가 처음 연구될 때는 새로웠더라도 경쟁사는 이미 임상에 들어갔을 수 있습니다.
IND를 위한 비임상 개발은 언제 시작하는가
개발후보 선정 이후 실제 임상 진입까지 남은 과정과 예상 일정을 봅니다.
회사의 현금은 충분한가
후보물질을 선정하는 것과 임상까지 끌고 가는 것은 필요한 비용 규모가 다릅니다.
이렇게 보면 ‘후보물질 선정’이라는 뉴스의 실제 위치를 조금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후보물질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회사일까
파이프라인 표를 보면 후보물질이 열 개, 스무 개씩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파이프라인이 많을수록 안전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직 Hit 단계에 가까운 프로젝트 여러 개와 임상 진입을 준비하는 개발후보 하나의 가치는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파이프라인 숫자보다
각 후보가 어느 단계에 있는가
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Discovery 단계인가?
Lead Optimization 단계인가?
Development Candidate가 선정됐는가?
IND-enabling study를 진행하고 있는가?
IND를 제출했는가?
임상시험에 실제 진입했는가?
단계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데이터가 축적되지만 동시에 더 많은 비용도 필요합니다.
후보물질 선정 뉴스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표현
바이오기업의 자료에는 과학적으로 틀리지 않지만 투자자가 과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Best-in-Class 가능성
혁신신약 가능성
글로벌 경쟁력 확보
획기적인 효능 확인
같은 표현입니다.
이런 표현 자체만으로 후보물질의 가치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데이터를 봐야 합니다.
어떤 비교시험에서 나온 결과인가?
경쟁약과 같은 조건에서 비교했는가?
세포실험인가 동물실험인가?
환자 데이터가 있는가?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과 PK도 확인됐는가?
특히 Best-in-Class라는 표현은 실제 임상에서 경쟁약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회사의 개발 목표나 평가일 수 있다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플랫폼 기술 기업은 무엇을 더 봐야 할까
후보물질을 직접 하나씩 개발하는 기업도 있지만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여러 후보물질을 만들어내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개별 후보물질뿐 아니라 플랫폼이 반복적으로 좋은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해집니다.
첫 번째 후보만 좋은 것인지,
두 번째와 세 번째 후보에서도 비슷한 특성이 재현되는지,
서로 다른 표적에서도 플랫폼이 작동하는지,
실험실 데이터가 실제 동물과 사람에서도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플랫폼 기업의 진짜 가치는 후보물질 개수 자체보다 반복 가능한 신약발굴 능력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신약개발도 결국 같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AI는 후보물질 탐색과 설계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설계했다는 이유만으로 약물이 신약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만들어진 후보물질은
효능,
선택성,
ADME,
PK,
안전성,
비임상,
임상시험
이라는 현실의 검증을 통과해야 합니다.
따라서 AI 신약개발 기업을 볼 때도 단순히
“AI로 몇 개의 후보를 만들었다.”
보다
“AI가 만든 후보가 실제 실험에서 얼마나 높은 품질의 데이터로 이어지고 있는가?”
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보물질 단계에서 투자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초기 후보물질은 성공했을 때의 잠재력이 매우 커 보일 수 있습니다.
아직 경쟁약이 없을 수도 있고 새로운 표적을 겨냥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불확실성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투여해본 적이 없습니다.
동물과 사람의 차이도 남아 있습니다.
장기 독성도 충분히 알 수 없습니다.
실제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있을지도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초기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먼 미래의 예상 매출만 계산하기보다
다음 단계에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를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후보물질 선정 다음에는 비임상 안전성 시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IND 준비가 있습니다.
그리고 임상 1상에서 처음 사람에게 투여되는 순간 또 새로운 검증이 시작됩니다.
바이오기업의 후보물질 발표를 볼 때 확인할 10가지
후보물질 관련 발표를 봤다면 다음 항목부터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1. Hit인가 Lead인가 Development Candidate인가
현재 개발 위치를 확인합니다.
2. Target은 무엇인가
표적의 과학적 근거를 봅니다.
3. Potency는 어느 정도인가
원하는 표적에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 확인합니다.
4. Selectivity는 충분한가
다른 표적에 대한 불필요한 작용 가능성을 봅니다.
5. 세포실험만 있는가
동물에서 실제 효능이 확인됐는지도 구분합니다.
6. ADME와 PK 자료가 있는가
몸 안에서 약으로 작동할 수 있는 특성을 갖췄는지 봅니다.
7. 초기 안전성 자료는 어떤가
명확한 독성 신호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8. 경쟁약과 무엇이 다른가
같은 표적의 경쟁 후보와 차별점을 봅니다.
9. 다음 마일스톤은 무엇인가
IND-enabling study, IND 제출, 임상 1상 등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10. 그 단계까지 갈 돈이 있는가
마지막에는 다시 재무로 돌아옵니다.
후보물질이 좋아도 다음 검증을 수행할 자금이 없다면 개발속도가 느려지거나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후보물질 선정은 끝이 아니라 첫 번째 큰 선택이다
수많은 화합물 가운데 Hit를 찾습니다.
Hit를 검증합니다.
더 좋은 Lead를 만듭니다.
구조를 계속 바꾸면서 효능과 선택성, ADME, PK, 안전성, 물성을 개선합니다.
그리고 여러 후보 가운데 실제 개발에 자원을 집중할 Development Candidate를 선택합니다.
이 과정을 보면 신약 후보물질을 고르는 일이 단순히
“가장 약효가 강한 물질을 고르는 것”
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약이 되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강한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몸 안에서 적절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원하는 조직에 도달해야 합니다.
필요한 시간 동안 충분한 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원하지 않는 독성은 감당 가능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제조하고 제형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조건을 갖춘 뒤에도 비임상과 임상시험이라는 훨씬 더 큰 검증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기업의
“신약 후보물질 선정”
이라는 발표를 볼 때는 단순히 호재인지 악재인지를 판단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물질 가운데 왜 하필 이 물질을 선택했는가?”
회사가 그 질문에 효능, 선택성, PK, 안전성, 개발가능성이라는 데이터로 답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 후보물질은 이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이 두 질문을 할 수 있게 되면 후보물질 발굴 뉴스가 단순한 보도자료가 아니라 신약개발의 현재 위치와 남아 있는 위험을 판단하는 자료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 이 글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개발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후보물질의 개발절차와 평가기준은 치료제 종류와 개발전략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참고자료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Step 1: Discovery and Development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Step 2: Preclinical Research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 Drug Development and Review Definitions
NCATS/NIH, Assay Guidance Manual
Chung T.D.Y., Terry D.B., Smith L.H., In Vitro and In Vivo Assessment of ADME and PK Properties During Lead Selection and Lead Optim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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