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희석(Dilution)이란? 바이오 투자자가 잠재주식까지 계산해야 하는 이유
2018년 처음 바이오주에 투자했을 때 저는 주식 수가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를 거의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첫 투자 종목이 HLB였고, 당시 제 관심은 신약이 성공할 것인지, 성공한다면 주가가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지에 훨씬 더 집중돼 있었습니다.
큰 상승을 경험했을 때는 욕심 때문에 매도하지 못해 수익이 다시 손실로 바뀌는 경험도 했고, 투자하면서 유상증자나 CB, BW 같은 자금조달 이슈가 주가를 크게 흔드는 모습도 여러 번 접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공시가 나오면 먼저 주가부터 봤습니다.
그런데 재무구조를 공부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상증자가 나왔다.”
“CB가 발행됐다.”
가 아니었습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이 자금조달로 앞으로 주식이 몇 주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그때 내가 가진 한 주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몫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 질문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개념이 희석(Dilution)입니다.
주식의 희석이란 무엇인가
가장 쉽게 설명하면 회사의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던 지분의 상대적인 몫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아주 단순한 회사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현재 발행주식수가 1,000만 주이고 제가 10만 주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 지분율은
10만 주 ÷ 1,000만 주 = 1%
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새로운 주식 500만 주를 발행했고 제가 추가로 주식을 취득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전체 주식은
1,000만 주 + 500만 주 = 1,500만 주
가 됩니다.
제 지분율은
10만 주 ÷ 1,500만 주 ≈ 0.67%
가 됩니다.
제가 가진 주식은 여전히 10만 주입니다.
그런데 회사 전체에서 제가 차지하는 상대적인 지분은
1% → 약 0.67%
로 줄었습니다.
이것이 희석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입니다.
희석은 유상증자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 주식을 공부할 때는 희석이라고 하면 유상증자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바이오기업을 분석할 때는 그보다 넓게 봐야 합니다.
향후 보통주 발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항목에는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매수선택권,
기타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행사될 수 있는 증권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IAS 33에서도 전환증권, 옵션, 워런트 등을 잠재적 보통주의 예로 다룹니다. 다만 회계기준상의 diluted EPS 계산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희석 효과가 있는 잠재주식을 반영하므로, 투자자가 “모든 잠재주식이 발행된다면?”이라는 가정으로 계산하는 최대 희석 시나리오와는 구분해야 합니다.
바이오 투자자에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발행된 주식만 보면 아직 나타나지 않은 희석 가능성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발행주식수만 보고 시가총액을 계산하면 충분할까
가상의 A바이오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현재 주가: 10,000원
현재 발행주식수: 2,000만 주
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단순 시가총액은
10,000원 × 2,000만 주 = 2,000억 원
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 원이구나.”
그런데 사업보고서와 공시를 자세히 보니 다음과 같은 잠재주식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CB 전환 가능 주식: 400만 주
BW 행사 가능 주식: 200만 주
주식매수선택권: 100만 주
그러면 현재 발행주식수만 보는 것과 모든 잠재주식이 실제 주식으로 전환·행사된다고 가정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생깁니다.
잠재주식수를 직접 더해보자
단순한 최대 희석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현재 발행주식수
2,000만 주
CB 잠재주식
+400만 주
BW 잠재주식
+200만 주
주식매수선택권
+100만 주
모든 조건이 충족돼 전환·행사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2,700만 주
가 됩니다.
현재보다
700만 주
많습니다.
현재 발행주식수 대비 잠재 증가율을 단순 계산하면
700만 ÷ 2,000만 × 100 = 35%
입니다.
즉 현재 주식수보다 최대 35% 많은 주식이 추가될 수 있는 단순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곧바로 “35% 희석된다”라고 표현하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 주주의 지분 감소율과 주식수 증가율은 같은 숫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식수가 35% 늘어나면 기존 주주의 지분은 얼마나 줄어들까
제가 A바이오 주식 20만 주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현재 지분율은
20만 ÷ 2,000만 = 1%
입니다.
잠재주식이 모두 발행되어 총주식수가 2,700만 주가 된다면
20만 ÷ 2,700만 ≈ 0.741%
입니다.
따라서 제 지분율은
1% → 약 0.741%
로 감소합니다.
기존 지분의 상대적 감소폭을 계산하면 약 25.9%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주식수 증가율: 35%
기존 지분율 감소폭: 약 25.9%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투자 글에서
“주식수가 35% 늘어나므로 기존 주주 지분이 35% 희석된다.”
라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보는 첫 번째 숫자: Potential Share Count
저는 투자자가 현재 발행주식수뿐 아니라 향후 주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증권까지 따로 정리해보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를 Potential Share Count라고 부르겠습니다.
공식 회계지표라기보다 분석을 쉽게 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가상의 A바이오를 다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주식수 |
|---|---|
| 현재 발행주식수 | 2,000만 주 |
| CB 잠재주식 | 400만 주 |
| BW 잠재주식 | 200만 주 |
| 스톡옵션 | 100만 주 |
| 단순 최대 잠재주식수 | 2,700만 주 |
이 표 하나만 만들어도 현재 주식수만 봤을 때 보이지 않았던 자본구조가 나타납니다.
여기서 말하는 ‘완전희석 관점’을 회계상 diluted EPS와 혼동하면 안 된다
투자 분석에서는 흔히 모든 잠재주식이 실제 주식이 된다는 가정을 두고 fully diluted shares, 즉 완전희석 주식수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IAS 33의 diluted EPS는 단순히 CB·BW·옵션의 모든 잠재주식을 기계적으로 더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전환증권이나 옵션·워런트가 실제로 EPS를 희석시키는지 판단하며, 반희석 효과가 있는 잠재적 보통주는 diluted EPS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옵션과 워런트에도 별도의 계산방식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 앞으로 사용하는
‘최대 잠재주식 시나리오’
는 회계기준상의 diluted EPS 계산을 재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자가
“현재 존재하는 잠재주식이 모두 현실화된다면 주식수가 어느 정도까지 증가할 수 있을까?”
를 살펴보기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가깝습니다.
이 구분은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CB는 전환가액을 같이 봐야 한다
CB가 있다고 해서 액면금액만 봐서는 잠재 희석 규모를 알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전환 가능한 CB 잔액이 200억 원이고 전환가액이 5,000원이라고 단순 가정해 보겠습니다.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단순 계산으로
200억 원 ÷ 5,000원 = 400만 주
입니다.
그런데 전환가액 조정 조건이 존재하고 향후 전환가액이 4,000원으로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200억 원 ÷ 4,000원 = 500만 주
가 됩니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서 같은 채권금액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식수가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CB를 볼 때는 단순히
“CB 200억 원”
이 아니라
잔존 CB 금액 + 현재 전환가액 + 전환가액 조정조건 + 전환 가능 주식수
를 같이 봐야 합니다.
BW도 행사가격과 미행사 수량을 확인한다
BW도 마찬가지입니다.
BW에는 신주를 일정한 조건으로 취득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현재 남아 있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
행사 가능 기간,
가격조정 조건,
행사 시 발행될 주식수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CB와 BW의 구조는 서로 다르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실제로 행사 또는 전환되면 총주식수가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가?”
입니다.
스톡옵션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스톡옵션은 CB나 BW보다 금액이 작아 보여 지나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바이오기업에서는 임직원 보상수단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이 활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잠재주식 분석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행사가격,
행사기간,
미행사 수량,
부여 후 소멸된 수량
등을 구분해야 합니다.
모든 스톡옵션이 실제 행사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낮거나 행사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실제 발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 잠재주식수와 실제 발생 가능성을 따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최대 희석과 예상 희석은 다르다
이 부분이 실제 분석에서는 중요합니다.
A바이오에 잠재주식 700만 주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700만 주가 모두 발행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CB가 상환될 수도 있고,
BW가 행사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스톡옵션이 소멸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전환가액이나 행사가격 조정에 따라 잠재주식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희석을 두 단계로 나눠 보는 편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Maximum Dilution Scenario
현재 확인되는 잠재주식이 최대한 현실화된다고 가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Expected Dilution Scenario
전환가액·행사가격·현재 주가·만기·행사조건 등을 고려해 현실화 가능성을 별도로 판단하는 시나리오
입니다.
다만 두 번째는 미래를 예측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확정적인 숫자로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희석이 발생하면 주가가 반드시 그 비율만큼 떨어질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희석을 설명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주식수가 20% 늘었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20%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금조달을 통해 회사에 새로운 자산과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가상의 B바이오를 보겠습니다.
자금조달 전:
기업가치 1,000억 원
주식수 1,000만 주
단순 주당가치:
1,000억 ÷ 1,000만 = 10,000원
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회사가 신주 발행을 통해 500억 원을 조달하면서 500만 주를 발행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단순하게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고 조달된 현금 500억 원이 그대로 회사가치에 더해진다고 가정하면
기업가치:
1,500억 원
주식수:
1,500만 주
단순 주당가치는
1,500억 ÷ 1,500만 = 10,000원
입니다.
주식수는 50% 증가했지만 단순 계산상의 주당가치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발행가격, 자금사용 목적, 시장의 평가, 임상 성공 가능성, 자본비용 등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이 예시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입니다.
주식수 증가와 주당가치 하락을 기계적으로 같은 것으로 보면 안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희석으로 무엇을 얻었는가’다
바이오기업이 유상증자로 1,000억 원을 조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주식수가 늘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1,000억 원으로 핵심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낸다면 기업 전체 가치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반복적으로 주식을 발행했는데도 임상은 계속 지연되고 핵심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같은 희석이라도 다르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희석을 볼 때 다음 질문을 같이 봅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때문에 내 몫이 얼마나 줄어드는가?”
그리고
“그 대신 회사는 무엇을 얻는가?”
입니다.
두 질문을 같이 봐야 합니다.
여기에서 Burn Rate와 Cash Runway가 다시 연결된다
앞의 글에서 우리는 Burn Rate와 Cash Runway를 계산했습니다.
가상의 A바이오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Usable Cash:
500억 원
월평균 Forward Burn:
50억 원
단순 Cash Runway:
10개월
다음 핵심 임상 결과:
18개월 후
라면 단순 시나리오상 임상 결과 전에 자금 부족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즉
Clinical Clock 18개월
Cash Runway 10개월
로 약 8개월의 Funding Gap이 있습니다.
회사는 이 기간을 메우기 위해 자금을 확보해야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전이 될 수도 있고,
공동개발 계약이 될 수도 있고,
유상증자,
CB,
BW
등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부터 희석 분석이 시작됩니다.
Funding Gap을 주식수로 바꿔보자
A바이오가 추가로 4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단순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전부 주당 8,000원의 유상증자로 조달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필요한 신규주식수는
400억 ÷ 8,000원 = 500만 주
입니다.
현재 발행주식수가 2,000만 주라면 증자 후 주식수는
2,500만 주
가 됩니다.
기존 주주가 추가로 참여하지 않는다고 단순 가정할 때 기존 전체 주주의 상대적인 지분은
2,000만 ÷ 2,500만 = 80%
가 됩니다.
즉 기존 주주 집단의 회사 내 상대적 지분은 기존 대비 20% 감소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 자금조달이 반드시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계산은 Funding Gap을 잠재 희석 규모로 변환해 보는 시나리오 분석입니다.
저는 이것을 ‘Funding-to-Dilution Bridge’라고 생각한다
공식 금융용어가 아니라 이 블로그에서 바이오기업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프레임입니다.
Cash Burn
↓
Cash Runway
↓
Clinical Clock
↓
Funding Gap
↓
Required Capital
↓
Financing Method
↓
Potential New Shares
↓
Potential Dilution
이렇게 보면 희석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회사의 신약개발과 현금흐름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Dilution Budget’을 만들어 본다
저는 바이오기업을 분석할 때 현재 보이는 잠재주식과 앞으로 필요한 자금을 한 표에 같이 놓는 방법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를 Dilution Budget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공식적인 회계지표는 아닙니다.
가상의 A바이오를 예로 들겠습니다.
| 항목 | 잠재 신규주식 |
|---|---|
| 기존 CB | 400만 주 |
| 기존 BW | 200만 주 |
| 스톡옵션 | 100만 주 |
| Funding Gap 충당을 위한 가상 유상증자 | 500만 주 |
| 총 잠재 신규주식 | 1,200만 주 |
현재 발행주식수가 2,000만 주라면 단순 최대 시나리오의 총주식수는
3,200만 주
입니다.
현재 주식수 대비 잠재 증가폭은
1,200만 ÷ 2,000만 = 60%
입니다.
그러나 기존 주주의 상대적 지분 감소폭은
1 – (2,000만 ÷ 3,200만) = 37.5%
입니다.
또다시 주식수 증가율과 기존 지분 감소율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 유상증자까지 현재 잠재주식처럼 취급하면 안 된다
위의 Dilution Budget에는 서로 성격이 다른 숫자가 섞여 있습니다.
기존 CB·BW처럼 이미 발행되어 있는 증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주식과,
Funding Gap을 근거로 제가 가정한 미래 유상증자는 다릅니다.
따라서 실제 분석표에서는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Existing Potential Dilution
이미 존재하는 CB·BW·스톡옵션 등
Scenario-based Future Dilution
미래 자금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가정에서 계산한 잠재 희석
입니다.
이 둘을 섞어서
“이 회사는 앞으로 60% 희석된다.”
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60%는 어디까지나 특정 가정에서 계산한 주식수 증가 시나리오입니다.
이 구분이 투자자의 과도한 확신을 막아줍니다.
바이오기업의 저점을 공부할 때 희석을 확인하는 이유
주가가 고점에서 70% 하락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과거 주가:
30,000원
현재 주가:
9,000원
가격만 보면 매우 싸 보입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발행주식수가 크게 증가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과거 주식수가 1,000만 주였고 현재 2,000만 주라면
과거 시가총액:
30,000원 × 1,000만 = 3,000억 원
현재 시가총액:
9,000원 × 2,000만 = 1,800억 원
입니다.
주가는 70% 하락했지만 시가총액은 40% 하락했습니다.
따라서 바이오기업의 과거 고점과 현재 가격을 비교할 때 주가 차트만 비교하면 실제 기업가치 변화를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아직 전환되지 않은 CB와 BW까지 있다면 한 단계 더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 가격보다
당시 시가총액
현재 시가총액
현재 발행주식수
잠재주식수
를 같이 비교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고점 대비 80% 하락’이 반드시 80% 싸졌다는 뜻은 아니다
이것은 바이오 투자자가 특히 주의할 부분입니다.
회사가 여러 차례 자금조달을 하면서 주식수가 크게 늘어났다면 과거의 주가와 현재 주가를 1대1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제한적입니다.
반대로 그동안 임상개발이 크게 진전됐고 현금도 충분히 확보됐다면 단순한 주식수 증가만으로 기업가치 변화를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저점 분석에서는
Price
만 보지 않고
Price × Shares = Market Capitalization
을 먼저 보고,
그다음
Potential Shares
까지 살펴보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희석 분석에서 반드시 확인할 체크리스트
제가 실제 바이오기업을 공부한다면 다음 항목을 정리하겠습니다.
현재 발행주식수
기준이 되는 현재 주식수를 확인합니다.
최근 유상증자
이미 증가한 주식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합니다.
미전환 CB
잔액, 전환가액, 전환가능 주식수와 가격조정 조건을 확인합니다.
미행사 BW
행사가격, 미행사 수량, 행사기간 등을 확인합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과 미행사 수량을 확인합니다.
기타 잠재주식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증권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Cash Runway
추가 자금조달이 가까운 시기에 필요할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Clinical Clock
다음 주요 임상 이벤트까지 필요한 시간을 확인합니다.
Funding Gap
현재 현금으로 임상 가치변곡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봅니다.
자금 사용 목적
새로 확보한 돈이 어떤 가치 창출을 위해 사용되는지 확인합니다.
희석률 하나만으로 기업을 평가하지 않는 이유
희석은 기존 주주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희석률 하나만으로 기업을 판단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두 회사가 모두 기존 주식수 대비 20%에 해당하는 신주를 발행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바이오는 조달한 자금으로 핵심 임상시험을 완료해 중요한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B바이오는 자금을 조달했지만 임상은 계속 지연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자금조달이 필요해졌습니다.
두 기업의 주식수 증가폭은 같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희석으로 얻은 결과는 다릅니다.
따라서 희석을 볼 때 저는 다음 식으로 생각합니다.
Dilution Cost
대비
Value Created
입니다.
이것 역시 공식적인 회계식이 아니라 투자자가 생각해볼 수 있는 분석 프레임입니다.
회사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얼마나 중요한 신약개발 진전을 만들어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바이오기업에서 반복 희석이 특히 중요한 이유
신약개발은 한 번의 자금조달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허가 준비,
생산 준비
등 여러 단계에서 자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한 번의 유상증자만 보는 것보다
과거 몇 년 동안 주식수가 어떻게 변했는가
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2023년 1,000만 주
2024년 1,200만 주
2025년 1,500만 주
2026년 2,000만 주
로 증가했다면 단순히 최근 증자 한 번만 보는 것보다 회사의 자금조달 구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임상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비교해야 합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결국 이것입니다.
“늘어난 주식수만큼 신약의 가치도 앞으로 나아갔는가?”
제가 과거에 놓쳤던 것은 주가가 아니라 분모였다
과거 바이오주에 투자할 때 저는 주가가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지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10,000원이 50,000원이 될 수 있을까.
전고점을 다시 갈 수 있을까.
신약이 성공하면 몇 배가 될까.
하지만 지금은 주가를 보기 전에 분모인 주식수도 같이 보려고 합니다.
기업가치가 같더라도 주식수가 달라지면 한 주가 차지하는 몫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약개발 기업처럼 외부 자금조달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서는 현재 주식수뿐 아니라 앞으로 늘어날 수 있는 주식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희석에서 확인하려는 것은 ‘내 한 주의 몫’이다
희석을 공부하는 이유는 단순히 유상증자가 악재인지, CB가 악재인지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현재 회사의 주식은 몇 주인가.
둘째, 앞으로 몇 주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셋째, 그 대가로 회사는 어떤 가치를 얻는가.
이 세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그래서 바이오기업의 희석 분석은 다음 구조로 이어집니다.
현재 발행주식수
↓
기존 잠재주식
↓
Cash Runway
↓
Clinical Clock
↓
Funding Gap
↓
추가 자금조달 시나리오
↓
미래 잠재주식수
↓
기존 주주의 상대적 지분 변화
↓
그 자금으로 만들어낼 신약의 가치
처음 바이오주에 투자했을 때 저는 신약이 성공하면 주가가 얼마나 올라갈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그 전에 하나를 더 계산하려고 합니다.
“그때까지 내 한 주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몫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바이오기업에는 신약개발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에는 현금이 필요합니다.
현금이 부족하면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금조달 방식에 따라 새로운 주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오 투자에서 신약개발, 현금, 자금조달, 주식수는 하나의 연결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희석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주식수가 늘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한 주의 상대적인 몫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대가로 회사가 어떤 미래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함께 계산하는 과정입니다.
※ 이 글은 바이오기업의 자본구조와 주식 희석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본문의 기업명과 수치는 계산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사례이며 특정 기업의 실제 재무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잠재주식이 실제 보통주로 전환·행사될지 여부는 계약조건, 주가, 만기 및 기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문의 최대 잠재주식 시나리오는 IAS 33에 따른 희석주당이익 계산과 동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실제 투자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자료
IFRS Foundation, IAS 33 Earnings per Share — 전환증권·옵션·워런트 등 잠재적 보통주와 기본·희석주당이익의 계산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상장기업의 증권발행,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및 주식매수선택권 관련 공시·사업보고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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